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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덕에 명문대에 입학하는 미국 학생들?Study in the States/Policy 2022. 3. 15. 00:04반응형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미국 입학 제도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프로그램이 바로 레거시 (Legacy)입니다. 레거시 입학 제도를 정말 쉽게 얘기하자면, 졸업생의 자녀에게 입학 특혜를 주는 제도입니다.
레거시 제도가 생겨난 역사를 짧게 살펴보자면 1920년대까지 돌아가고, 처음에는 유대인이나 다른 이민자 학생들의 숫자를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어 "인종차별"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형제, 자매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경우 장학금을 주는 정책은 봤어도, 대학 지원 시점에 부모 버프를 받아 가산점을 받는다니, 뭔가 공평하게 들리지 않는 것 같아요.
레거시 특성상, 미국의 모든 대학이 레거시 제도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내 주립 대학은 약 14% 정도만 레거시 입학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명문 사립대의 경우에는 무려 73% 가 레거시 입학 제도를 시행 중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잠깐, 미국 교육계는 입시 과정에 공평성을 더하기 위해 미국 수능인 SAT 그리고 ACT 점수 제출을 의무화 하지 말자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많은 미국 대학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학생들의 SAT, ACT 응시가 어렵게 되자 결국 2021년 그리고 2022년에 SAT 및 ACT 점수를 선택적으로 제출하게 했죠.
이후에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SAT, ACT 응시가 선택 사항이 되자 students of color (유색인종) 그리고 lower SES (낮은 사회경제적 계층)의 학생들이 명문대를 응시하는 경우가 훨씬 늘었다고 합니다.
다시 레거시 얘기로 돌아가서,
이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더욱 공평한 입시제도를 위해 레거시 제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명문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로 들면, 미국 대표 명문대인 하버드 대학에서도 Harvard Legacy Project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하버드의 레거시 제도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버드 레거시 프로젝트는 “우리는 모든 젊은이들이 사회 경제적 출신에 상관없이 하버드 대학이 제공하는 놀라운 기회에 공정하고 공평한 접근성을 가져야 하며, 그것이 하버드의 유산 (레거시) 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이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열매를 맺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콜로라도 주는 작년부터 레거시 제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고, 코네티컷 주도 비슷한 법안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콜로라도 주와 달리 코네티컷에 위치한 명문 대학 예일대학 Yale University 과 University of Connecticut은 '레거시에 반대하는 법안'을 반대하며 "정책입안자 (policymaker) 들이 입학 결정 과정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들은 또한 "레거시 제도가 마이너리티 학생들의 입학 숫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분명히 했고요.
올해 7월에 결정될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코네티컷 주의 대학들은 코네티컷 주에서 제공하는 펀딩을 받기 위해서는 레거시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학교들은 그간 레거시 제도를 통해 졸업생들로부터 많은 기부금을 받아왔으니 쉽게 놓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거시에 반하는 자 vs 레거시 반대에 반대하는 자"의 문제를 "주 (state) 펀딩이 크냐 vs 졸업생들로부터의 기부금이 크냐" 문제로 보자면, 문제를 너무 축약하는 것일까요?
출처:
1. https://harvardlegacyproject.wordpress.com/
2. https://sevissavvy.com/stratified-higher-education-3/
4. https://www.insidehighered.com/admissions/article/2022/02/28/applications-continue-g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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